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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합정지구 기획전 <소우주의 신>은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방법론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5인의 신진작가를소개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에게 어떤 확정적인 주제를 제시하거나, 주섬주섬 모아놓은 작업들을 일정한(혹은 세대라는) 프레임으로 이야기하려는 전시는 아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작업을 삶의 한 부분으로 가져가겠다 각오하면서 각자의 소우주들을 창조해나가기 시작하는 젊은 작가들의 담담한 분투, 혹은 놀이를 중력없는 공간에서 물구나무를 서듯이 바라보자고 제안하는 전시다. 


각각의 작업들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 감정들에 대한 양가적인 편린들을 회화, 사운드 설치, 디지털 드로잉, 텍스트 등으로 재구성한다. 시각화, 청각화, 공간화된 감각적 형상들이 제각각 유령, 변태(metamorphosis), 증명불가능성, 비소통, 모순의 병치로 출력된다. 분명‘젊은’ 예술가들은 선배작가들보다 조증,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와 같은 증상들을 더 많이 노출하고 이와 씨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열적인 인터넷 문화, 이미지의 피상성, 파편화된 정동, 불만과 무력감의 쌍곡선을 끝없이 복기하는 세대론들은 과도기적존재들을 영화별점처럼 단순화된 코드로 포맷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되묻고 싶다. 


이 전시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작업들에서 일정한 방향성이나 좌표값은 없다. 그것을 애써 도출해내고자 하지 않았다(언제나 그렇듯이, 그러한 도출에 실패한다). 자폐적이지만은 않은 각자의 공전 궤도를 가지고 현실을 곁눈질하며 이미지의 세계를 맴도는 이들의 이미지, 소리, 파장을 부딪히게 해보는 데 의의를 둘 뿐이다.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그러나 미성숙이라기보다 이형적인 매혹과 아슬아슬한 양가성을 표출하는 우주 시뮬레이션의 장으로 들어가보는 것이다.

​_이진실 (미술평론)

소우주의 신

참여작가 : 리타, 박성민, 이임경, 안혜상, 조영진

2019.3.24 -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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