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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서다솜

참여작가 : 김진희, 김현진, 김희정

               석민정, 오현아, 윤지영

2017.1.13 -

1.29

 

 

  《졸》전은 지난 2016년 졸업전시를 마친 신진작가 6명을 소개한다. 곧 졸업을 할 이들은 이제 학생이라 하기에도 애매하고 아직은 떳떳하게 사회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그들의 위치를 애써 포장하지 않고, 조금은 서툴 수 있는 모습도 솔직하게 밝힌다.

  전시의 제목 ‘졸’은 학생들이 흔히 졸업 전시를 ‘졸전’이라고 줄여 말하는 버릇에서 따왔다. ‘졸卒’은 ‘마치다’라는 의미와 함께 ‘졸되다‘(보기에 가냘프고 약하다)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는 졸업을 앞 둔 작가들의 현재 상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며 동시에, 한데 모아진 이들의 작품이 특히 '우수'하다며 치켜세우지 않으려는 전시의 태도를 담는다.

  6명의 신진 작가들은 각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자신만의 표현을 찾아가고 있다. 김진희는 풍경 위에 새로운 상상을 펼쳐 보이고, 김현진은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뒤엉킨 덩어리로 드러낸다. 김희정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퇴화한 미래의 풍경을 상상하고, 석민정은 캔버스 안에 소통의 한계를 담아낸다. 오현아는 일상의 모습을 거리 두어 바라보며, 윤지영은 술에 취해 흔들리는 바의 풍경을 그린다.

누군가는 상상을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기분을 그린다. 누군가는 소재에 정박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며, 누군가는 또렷한 주제 의식으로 힘을 얻는다. 이들을 비슷한 시대에서 자라온 또래라는 이유만으로 하나로 묶기는 어렵다. 그들이 그리는 이야기는 서로 다른 삶에 뿌리를 두고 자라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이들을 하나로 묶어 동시대 감각이라고 선보이기보다는 각자의 작업세계를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 한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도 정해진 크기와 양을 채우며 ‘졸업’을 위한 전시를 수행했다. 이번 전시는 ‘할당량’을 채우는 부담감이나 강압을 지우고, 참여 작가들의 개성을 살리려 하였다.

  많은 이들이 예술을 하기에는 어려운 시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6명의 신진 작가들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학생들은 여전히 있다. 《졸》전은 그들의 앞길을 벌써부터 축복하거나 격려하진 않는다. 다만 졸업을 앞둔 작가들의, "보기에 가냘프고 약한"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들이 다음 지점을 향해 가는 발판이 되고자 한다. 

_서다솜(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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