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 노승표 2인전
무병장수x노승표
2018.11.2 -
11.30
《무병장수×노승표》는 아티스트 콜렉티브 무병장수와 작가 노승표의 2인전입니다. 합정지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들은 일상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일련의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흔히 고질적인 스트레스라고 하면 개인이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여러 난관들 사이에서 삶을 뒤흔들거나 기운 빠지게 하는 심리적인 불안감, 이로 인한 신체적인 불완전함이나 통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참여 작가들은 본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놀이, 가짜 약,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과정 등을 선보이게 됩니다.
무병장수는 음주가무를 즐기며 장수하자는 목적을 위해 모인 아티스트 콜렉티브입니다. 이들은 병 없이 오래 산다는 ‘무병장수’의 의미를 역행하는 음주, 가무, 그리고 끽연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제시합니다. 합정지구 전시장 한 곳에 바를 만들고, ‘건강한 음주가무’라는 주제로 이미지와 오브제를 전시합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이곳에서 가짜 약, 담금주, 가무를 주제로 구성된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참여자를 초대하고, 그들과 함께 술을 즐기는 각자의 방식을 공유하며 함께 즐기고자 합니다.
노승표는 지난 2016년 개인전 이후 2년간의 공백기동안 만든 신작을 함께 선보입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작업은 삶의 난관과 고민을 넘어서려는 사소한 수행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통제할 수 없는 신체의 변화—발작, 경직, 경련—를 관찰하고 이를 압축시켜 이미지화한 작업입니다. 살아가면서 정신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순간에 대한 통찰과 불완전한 신체에 대한 고민은 다른 작품 〈고려장〉으로 이어집니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곰 모형에서 신체의 ‘풍화작용’을 발견하고 ‘그’와 함께 길을 떠납니다. 이 여정은 곰을 위한 제의일 수도, 곰을 유기하는 사건일 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두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처럼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자신이 경험한 공포나 불완전함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이기 보다는 그 상황 자체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어 현상을 직시하고 일종의 정신적 수행을 통해 불안정함을 승화시키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노력은 〈별 일 없이 산다.〉 작업에서 보여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종이학을 느릿하게 접었다 다시 펴는 행위로 이어지며, 소망과 기원, 그리고 고통과 인내를 반복하는 삶의 한 면을 담아냅니다.
무병장수와 노승표의 이번 프로젝트는 ‘힐링',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과 같은 시대적 유행어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현대사회 전반의 집단 우울이나 자본주의적 욕망을 직시하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의 허세어린 농담 혹은 반작용으로도 보입니다. 이 농담은 무기력과 분노의 또 다른 증후이자, 오늘을 ‘건강하고, 신나게, 오랫동안, 별 일 없이’ 견뎌내고자 하는 능동적 행위입니다.
작가소개
무병장수는 김도희, 윤지영, 우희정으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콜렉티브다. 2017년 8월 결성되어, 페스티벌 서울인기(2017-2018, 난지한강공원)와 서울인기 애프터파티(2018, 일민미술관) 에 참여하였다.
노승표는 세종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캔트지에 먹을 사용한 개성 강한 드로잉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고 풍자하는 작업을 진행해오다, 현재는 영상 작업까지 법위를 넓히고 있다. 총 3회의 개인전 《벗었다 진짜 벗었다》 (대안공간 가화, 2009), 《도깨비를 봤다》 (세종아트갤러리, 2015), 《파울이냐 페어냐?》 (합정지구, 2016)을 개최하였으며, 《채움으로부터》 (175갤러리, 2017), 《경계인들의 도시》 (어울림미술관, 2017), 《옴의 법칙》 (성산미술관, 2017), 《인사살롱》 (미술세계 갤러리, 2017) 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