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오늘날 넘치는 이미지와 그 처리기술은 새로운 연금술처럼 복잡하게 응용된다. 더이상 망막에 도달하지 않은채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로서 우리의 삶을 지도하기 위해 현실에 침투한다. 이미지와 현실세계는 점차 겹쳐지고 있고 눈에 보이진 않지만 드라마틱하게 증폭되는 센서의 빛들과 통신 신호의 스펙트럼은 공기 속에 가득하다. 다시 한번 모든 단단한 것들이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성취와 착취의 형태 또한 개발중이다. 모든 카메라들이 연결되고, 도로와 땅,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땀방울도 분석과 추적의 망 속에서 ‘사물’로 명명될 때, 이러한 피드백 인프라들은 어떻게 다시 미적 저항의 방법으로 변주될 수 있을까? 세계를 인식하는 기술적 편향은사회적 관습의 굳어진 경로를 재질문 할 기회로 되살아날 수 있을까? <에어>는 이러한 질문들과 함께 사회적으로 또 미적으로 복잡하게얽혀있는 기술적 키워드들을 최근 관심있게 리서치해 온 작가가 그 기술적 언어를 보다 직접적으로 구사해 보려는 첫 시도에 해당한다. 

<이웃들 ver.1.1>은 전시장 내외부에 설치한 보급형 IP카메라들, 온라인에 공개된 라이브 웹캠의 이미지 피드와 이에 대한 컴퓨터 비전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구성하는현재시제로 쓰여지는 영상이다. 세계 곳곳을 비추는 카메라들은 생활세계의 면면들, 사람들과 동식물의 움직임과 부재, 땅과 물의 이미지들이 보이는 친숙한 일기같은 이미지, 휘발되는 사건들을 전송한다. 영상은 작가의 통제를 벗어나 자신들끼리 관계를 쌓아가는 이미지들의 불안정함, 우발성 혹은 단조로움의 극적 긴장으로 채워지는 한편, 감시와 보안, 사업과 홍보를 위한 데이터 원자재이자 기술적으로 자(동)율화되어 생산, 유통, 응용되는 이미지의 의미를 살핀다. 작가는 전시장에 설치된 스크린(모니터)을하나의 장소로 여기며 목적과 의미, 이름과 이야기로 세계를 구성하며 모여드는 세계 이웃들과의 씬을 상상한다. 

지상의 <이웃들 ver.1.1>과 쌍을 이루는 지하의 <오토>는 측정기계로 흡수되는 데이터 값과 능동적으로 방출하는 신호들로서 미세한 감각적 행위들이 충돌하는, 자동과자율의 경합으로 이루어진 영상시(詩)다. 사람의 눈에 가깝게 사물과 환경을 감지하려는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은 각 이미지의 관심요소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모든 행위를분절된 시공간의 이미지 단위로 받아들이는 속도의 맹렬함을 보여준다. 한편 자신의 신체를 적극적으로 경유하며 작업하는 두 명의 아티스트는 폭우와 안개와 같은 시각적신기루, 충분치 않은 빛, 빠른 움직임과 같이 컴퓨터 비전이 정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악조건들을 유유히 포용한다. 

영문 번역 : 오은지

그래픽 디자인 : 오진경, 오선정

전시구성 : 디자인 본

전시 전경촬영 : 홍철기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트타임스위트 개인전 

에어

2019.8.31 -

9.29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