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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며 전시와 맞대는 경험은 이제 불가능해진 것 아닐까 하는 기운 빠지는 생각을 하곤 한다. 코로나-19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손안의 이미지를 슥슥 빠르게 넘기고 그 이미지를 (재)확인하거나 금세 잊혀질/사라져버릴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전시장에 가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방바닥에 누워 이제 전시장은 무얼 하는 곳일까 전시를 보러 간다는 것은 이제 무얼까 궁금해한다. 미술관 제도 비평이 장소를 잃고 전시의 현상학적 경험이 머쓱해진 오늘에.

여전히 그것이 궁금한 나는 어쩌면 다 끝난 영화의 쿠키를 기다리는 것 아닐까 중얼거리며 서로 관심 없어 보이는 몇 가지 생각을 이리저리 굴리다 작은 종이에 사각형 하나를 그렸다. 그것은 그저 삐뚤빼뚤 그린 네모인데 나는 어느새 전시 공간을 상상하고 있었다.

_김시원

 

 

글 : 박솔뫼 ‘바닷가에서는 산 적이 없는 사람들’

목소리 : 정수지

그래픽 디자인 : 신덕호

공간 설치 : 최조훈

후원 : 서울문화재단

김시원 개인전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사각형을 그리세요

2020.12.4 -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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