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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S

참여 작가 : 로우스코어걸(김세인, 홍성화, 김예슬, 김효재, 문주혜), 파핑파핑리얼리티(권태현, 김얼터, 박승만, 박이선, 이득우), TTT(서다솜, 스튜디오비), Sync(구윤지, 장진승)

2021.9.8 -

10.3

 

 

 

게임을 가지고 노는 방식은 다양하다. 만들어진 게임을 그냥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어진 규칙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찾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중 어떤 사람들은 이미  잘 만들어져 있는 게임을 이상한 방식으로 개조하는 것 자체를  놀이로 삼기도 한다. 소위 ‘모더’라고 불리는 사람들. 

게임에서 ‘모드’(Mod)는 수정, 변경 등을 뜻하는 ‘모디피케이션’  (Modification)의 준말로, 정식 유통되는 게임에 임의로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거나, 기존의 것을 변형하는 2차 창작이다. 이러한  모딩은 초창기 아케이드 게임장에서부터 오늘날 인터넷 기반  게임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바깥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왔다. 게임플레이의 풍부함 자체나  특정한 이질성을 원하는 많은 게이머들은 직접 모드를 제작해  기존 게임의 내러티브를 확장하거나 내부 시스템을 변주해가며  주어진 게임을 전혀 다른 무언가로 탈바꿈시킨다. 또한 모드들은  웹을 통해 공유되면서 게임의 바깥 쪽에서 또 다른 공유된 경험을  나누는 계기를 열어내기도 한다. 

⟪MODS⟫는 이와 같은 게임 문화를 참조한다. ⟪MODS⟫는 미술  이상으로 게임을 사랑하는 다섯 명의 시각 예술 기획자들이  

게이머의 입장에서 게임과 게임의 주변 낱낱을 각자의 시선으로  번역해 시각 예술의 문제와 교직해보려는 움직임으로 출발했다.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실은 견고한 울타리를  가지고 있는 동시대 시각 예술의 틀 안에서, 게임은 바깥의  

무엇이라 쉽게 규정된 채, 서브컬처로서의 이미지나 테크놀로지  차원의 문제 등으로 환원되어 다루어져 왔다. 동시대 미술에서  그토록 자주 등장하는 게임은 사실 단지 모종의 목적으로  소비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어지는 뒤늦은 의심. 어쩌면  동시대 미술이야말로 주류에서 한참 벗어난 서브컬처인 건  아닐까? 

이미 약간 늦은 감이 있는 자각 속에서 ⟪MODS⟫는 게임과  미술을 양쪽에서 모두 모딩한다. 다섯 기획자와 참여자들은  일종의 모더로서 게임 안쪽과 바깥쪽, 각기 다른 층위에 개입하여  예술 작업, 아티스틱 리서치, 아카이빙 등을 펼쳐 놓았다. 각  프로젝트들은 서로 다른 모드가 되어 게임과 미술 모두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킹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 합정지구에서 함께  작동하고 있는 다양한 모드들과 이곳을 방문할 유저들이 서로  뒤엉켜 만들어낼 온갖 버그와 글리치, 다양한 방식의 잘못된  플레이들, 그리고 오해와 오류들을 기대한다. 

로우스코어 걸 

김세인 홍성화 | 김예슬 김효재 문주혜 

<로우스코어 걸>은 ⟪MODS⟫의 빌트인 기획전으로 일종의 해체적  아케이드 센터를 지향한다. 제목이 패러디하는 만화 <하이스코어  걸>의 무대인 아케이드 센터란 ‘시스템과 난관의 합을 돌파하기’ 라는, 게이밍의 지극히 고전적인 특질에 충실한 장르가 서비스되는  장소다. <로우스코어 걸>은 가상성과 연루된 레토릭으로서의  ‘게임’에서 그런 ‘경기’의 문제를 끄집어낸다. 참여 작가들은  ‘스코어’의 종적 질서에서 횡적 행동을 일삼는 게이머의 태도로  그들 각자의 현실적 ‘난관’을 다루고 있다. 

‘시스템과 난관의 합’이라는 수식은 게임 비평 블로그 NINJA CRITICS(ninja-critics.blogspot.com)를 참조한 것임을 밝혀 둔다. 

파핑파핑 리얼리티 

권태현 | 김얼터 박승만 박이선 이득우 

가상현실을 만드는 장치인 게임 엔진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읽어낸다. 커다란 가상 세계는 플레이어가 인터페이스를 통해  감각할 수 있는 범주만큼만 세계를 조금씩 로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말 그대로 스트리밍되는 세계. 그런데 플레이어가 저  높이 올라가 세계의 풍경을 한 번에 조망하려고 한다면? 혹은,  세계가 로딩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버린다면? 세계는  지체되거나 움찔거리며 균열을 드러낸다. 그렇게 종종 드러나는  이음매 없는(seamless) 세계의 이음매에 대한 고민을 큐레이터  권태현과 글을 쓰는 김얼터, 시각예술가 박승만과 게임연구자  박이선, 그리고 게임 엔진 전문가 이득우가 함께 펼친다. 

TTT 

서다솜 | 스튜디오비 

프로젝트 TTT는 게임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변주되어 온  영웅 서사 내에서 여성 캐릭터의 변모를 리서치한 아카이브다.  프로젝트의 제목이자 아카이브를 구성하는 세 개의 주제, 트로피 (Trophy), 시련(Trials), 승리(Triumph)는 전통적인 영웅 서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핵심 요소들이다. 아카이브에는 연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영웅 서사의 안팎에 존재해 온 여성 캐릭터와 그들을  둘러싼 리서치 결과들이 함께 배치된다. 게임에서 파편처럼  주어지는 단서를 통해 핵심으로 나아가듯, 시공간을 넘어 얼기설기  얽혀 있는 파편들을 쫓으며 ‘여성’이라는 캐릭터의 여정에 함께  한다. 

Sync 

구윤지 | 장진승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주인공, 우울한 마리오네트 인형술사  크레이그 슈워츠는 어느날 영화배우 존 말코비치의 눈으로  보면서 그의 눈으로 감각하고 온전히 그의 삶을 가상체험할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한다. 유명한 존 말코비치의 육체를 빼앗으면  자신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맥신의 마음도 얻을 수 있고, 이루지  못한 인형술사의 꿈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크레이그는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에 영원히 자리잡아 그를 통제하고 존  말코비치의 주체가 되기로 한다... Sync는 타인이 될 수 있는  통로라는 <존 말코비치 되기>의 이러한 영화적 설정과 동시대  시뮬레이션 비디오게임 플레이어의 자율성 문제, 그리고 몰입도에  대한 대화 속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풀다이브(full-dive)  가상현실 감각하기란 가능한 것인가를 두고 각자의 방식으로  동기화를 시도한다. 

그래픽디자인 : 플래티넘

공간디자인 : 권동현, 권세정

설치 : 권동현, 권세정, 김연세

주최 : 모즈, 합정지구

후원 :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합정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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